
플랫폼: PS5 | 개발: Sucker Punch Productions | 장르: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플레이 시간: 메인 스토리 약 30시간 / 100% 완료 약 70~80시간
2020년, 고스트 오브 쓰시마로 수많은 플레이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서커 펀치 프로덕션스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무대는 쓰시마에서 300년 후, 17세기 에조(현재의 홋카이도). 주인공은 더 이상 진 사카이가 아니다. 홀로 복수의 길을 걷는 여성 용병 **아츠(Atsu)**가 새로운 고스트의 가면을 쓴다.
솔직히 처음 발표를 봤을 때는 걱정이 앞섰다. 진 사카이 없는 고스트가 과연 고스트일 수 있을까?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그 걱정은 완전히 기우였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전작을 넘어서는 부분이 꽤 많았다.

게임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입이 벌어지는 건 역시 비주얼이다. 전작 쓰시마도 아름다웠지만, 요테이는 차원이 다르다. PS5의 성능을 풀로 끌어낸 그래픽은 그야말로 매 순간이 포토 모드감이다. 야생화가 펼쳐진 들판을 말을 타고 달리다가, 문득 고개를 돌리면 눈 덮인 요테이산이 병풍처럼 서 있다.
특히 인상적인 건 동적 날씨 시스템이다.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고, 밤하늘에 오로라가 일렁이는 순간은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한참을 바라보게 만든다. 실제 요테이산 주변의 기후를 참고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에조의 각 지역은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눈 덮인 산맥 지대, 가을빛으로 물든 활엽수림, 온천이 피어오르는 계곡,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초원까지. 전작이 하나의 섬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변주였다면, 요테이는 홋카이도라는 광활한 대지 위에서 훨씬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전작의 전투가 좋았다면, 요테이에서는 그 위에 몇 겹의 레이어가 더 쌓였다. 가장 큰 변화는 다양한 무기 시스템이다. 쌍검, 오다치(대태도), 쿠사리가마(쇠사슬낫) 등 여러 무기를 상황에 맞게 전환하며 싸울 수 있다. 무기마다 전담 사범이 있어서 퀘스트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과정도 재미있다.
새로 추가된 무장 해제 시스템도 훌륭하다. 적의 무기를 떨어뜨린 뒤 주워서 던지는 쾌감은 중독성이 있다. 여기에 늑대 동료 미카게를 소환해서 함께 싸우거나, 잠입 미션에서 적의 주의를 분산시킬 수 있는 것도 전투의 폭을 넓혀준다.
보스전은 말 그대로 시네마틱하다. 요테이 식스(6인의 악당) 각각이 고유한 전투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서, 매번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 특히 비선형 구조 덕분에 첫 번째 보스(뱀)와 마지막 보스(사이토 경)를 제외하고는 원하는 순서대로 사냥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복수극의 틀을 따르면서도, 그 안에서 의외의 깊이를 보여준다. 16년 전 가족을 잃은 아츠가 요테이 식스를 하나씩 추적하는 큰 줄기 자체는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서커 펀치가 잘하는 건 그 여정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다.
아츠는 진 사카이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때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복수심에 불타면서도 여정 중 만나는 동료들과 유대를 쌓아가고, 점차 치유와 구원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브라이언 플레밍 스튜디오 헤드가 말한 것처럼, 이 게임은 "복수를 넘어선 치유와 구원의 이야기"다.
다만 페이싱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 중반부에서 사이드 퀘스트를 소화하다 보면 메인 스토리의 긴장감이 다소 풀리는 순간이 있고, 엔딩으로 향하는 마지막 구간의 템포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사이드 퀘스트의 퀄리티도 들쭉날쭉해서, 일부는 정말 감동적인 반면 일부는 단순 심부름에 가깝다.

PS5 듀얼센스 컨트롤러의 활용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칼을 뽑을 때의 미세한 진동, 활시위를 당길 때의 어댑티브 트리거 저항감, 눈밭을 걸을 때 손끝으로 전해지는 질감까지 — 몰입감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PS5 Pro에서는 패치 1.1 이후 VRR 지원과 함께 퍼포먼스가 크게 개선되어, 더욱 부드러운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는 전작의 팬이라면 반드시 플레이해야 할 작품이고, 전작을 해보지 않았더라도 독립된 스토리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실제로 이 게임은 2025년 미국 PS5 게임 판매량 3위를 기록했고, 전작보다 같은 기간 더 많이 팔렸다.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올해의 게임 투표에서도 최고의 PS5 게임, 그래픽 쇼케이스, 아트 디렉션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물론 완벽하진 않다. 사이드 퀘스트의 편차, 중반 이후의 페이싱 문제, 그리고 오픈월드 구조 자체의 다소 구시대적인 느낌은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비주얼, 진화한 전투 시스템, 그리고 아츠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그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
개인 평점: ★★★★☆ (9/10)
쓰시마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 수작. 2026년 무료 DLC로 예정된 레전드 모드(협동 멀티플레이)까지 합치면, 앞으로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
이미지 출처: 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 Sucker Punch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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